Caption Creator

제작 : COC 중원 자막팀

대본 : 도비

싱크 : 천사(mikycho)

 

오늘 받은 서신이요

넷째 형이 아마 지금
오고 있는 중일 거예요

 

서신이 왔다니 무사하신 거네요

하지만 지금 형이 돌아온다 해도

천파부가 이지경이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소

 

형이 돌아온 걸 알면
반인미가 가만두지 않을 거요

걱정하지 말아요

천파부 일은 아직 판결이
난 건 아니니 희망은 있어요

어떻게 걱정이 안 되겠소

부모님, 다섯째 형은
옥에 갇혀있고

셋째 형은 행방도 모르는데다
넷째 형도 돌아오면 아마...

좋은 생각이 있어요

공자님은 시왕부에 머물게 하면
승상이 알 리가 없잖아요

 

또 군주 신세를 지는군요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소

 

정말 바보군요
그걸 왜 몰라요?

 

천파부가 궁지에 몰려
예전 같지 않잖소

예전 같으면 군주가 원하는 거
어떻게든 구해 보겠지만

지금은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니

내가 뭘 할 수 있겠소

 

무슨 일이 있든 전 항상
공자님 곁에 있을 거예요

군주

당신은 하늘이 내게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이요

힘들어도 군주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언제나 힘이 될 거예요

 

그런 간지러운 말은
어디서 배웠어요?

배운 거 아니요

 

듣기 싫었다면 내가
아무 말 안 했다 생각해요

 

진심이 아니었군요
한 말을 취소하라는 거 보니

진심이오

아니요
아니, 진심이오

 

조용히 하고 들어봐요

 

들려요?

아니요

잘 들어봐요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마음의 소리는 자세히
들어야 들리는 거예요

그걸 어떻게 들어요?

전 들리는데요
공자님 마음의 소리가요

뭐라는데요?

공자님은...

 

뭐라고요?

 

사랑해?

 

군주, 어딜 가요?

 

사랑해?

 

기다려요

 

칼을 버리면
부처가 될 수 있어요

난 태어날 때부터
원래 악마였어요

 

공자님

 

공자님

 

미안해요

미안해요

 

 

- 비사채 -

 

소영, 산채에서 쓰려고
새로 사왔는데 좀 봐봐

 

이게 뭐냐?

 

남자 옷이잖아
그 양씨 놈 줄려고?

상관하지 말아요

어렸을 때부터 칼만 갖고 놀던
애가 이런 건 언제 배운 거냐?

 

귀찮게 하지 마요

 

비사채 대를 이을 애가
남자에 미쳐가지고

그 양씨 놈이
너랑 혼인하겠대냐?

 

내가 직접 만든 옷이에요
한 번 입어 봐요

이럴 필요 없소

 

나한테 화난 거 알아요

그래도 머지않아
우린 부부가 될 텐데

평생 동안 부인한테
화만 내고 살 거예요?

이 세상 여자가 다 죽어도
당신은 싫다고 얘기했잖소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요?

알고 싶다니 말해주겠소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소
부드럽고 귀여운 여인이었지

웃는 모습이 꽃처럼 아름다웠소

당신처럼 야만적이지 않았다고요

 

그 여자는 어디 갔는데요?

 

죽었소
그것도 아주 비참하게

내 마음은 온통
그 여자뿐이오

원망하려거든
날 늦게 만난 걸 원망하시오

 

죽었다고요

 

죽은 여자
계속 좋아해봤자 뭐하게요?

잊어버려요
잊고 나랑 새로 시작해요

못 잊소

 

무슨 자격으로 잊으라는 거요?

사랑하니까요. 그 여자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 보기 싫어요

상관할 바 아니잖소

 

여기서 지낸지 꽤 됐잖아요
아직도 내 맘을 모르겠어요?

계속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요?

 

죽어도 내 맘은 변함없소

 

그럼 죽어요

 

집어치워!

 

도박, 도박
지겹지도 않아요?

 

왜 그러냐
그 놈이 또 화나게 했구만

신경 쓰지 마세요

내가 신경 안 쓰면
누가 신경을 써?

누구든 내 딸을 화나게 한 놈은
내가 가만 안 둬

어머니가 겁준다고 공자님
마음 안 바뀐다고요

 

하기사 그럴테지

좋아, 방법이 있지
넌 구경만 하면 돼

 

거기 너희 셋!

이리 와봐

 

- 사올 게 있다
- 뭐요?

빨간 종이, 빨간 등, 빨간 비단
빨간색으로 된 건 다 사와!

이 비사채 전체를
빨갛게 만들어 버릴 거니까

 

설을 또 쇠나

설은 무슨...
추석 쇠려는 거지

추석에 무슨 홍등을 다냐?
귀신 쫓으려는 거야

귀신같은 소리 하고 있네
바보 같은 것들...

소영 혼사를 치러줄 거야
비사채에 홍등을 걸릴 거라고

 

알았어요, 갑니다

 

도대체 날 언제까지
가둬둘 생각이요?

 

이게 뭐요?

 

황궁에서 내려온 방이다
글씨 못 읽어?

 

조정에서 보낸 거군

 

송과 요가 전쟁을 시작했고
송군 전세가 불리하니

폐하가 젊은이들을
징병하라고 명령하신거야

 

죽을까봐 겁나냐?

비사채에 남아있으면
목숨 걱정은 안 해도 돼

나라를 지키는 건
대장부의 본분이요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으니
어서 날 풀어줘요

비사채를 떠나겠다고?
둘 중에 선택을 해

하나는 살 길이고
나머지는 죽음이지

첫 번째는 당장
내 딸과 혼인을 하고

정정당당하게 비사채를 떠나

소영이만 네 놈
곁에 두면 되는 거야

왜 그렇게 날 곤란하게 하시오?

나 정춘란, 절대 다른 사람
곤란하게 하는 사람 아니야

좋아, 그럼 이 칼로 죽여줄게
그럼 곤란하지도 않을 테니까

 

살고 죽는 건
네 선택에 달려있어

하지만 죽으면 대장부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할 텐데

죽어서도 조상들 대하기
부끄럽지 않겠어?

 

하지만...
혼인 같은 대사를

부모님 동의 없이
나 혼자 결정할 수 없소

내 딸과 혼인만 하면
예쁜 마누라도 얻고

또 나라에 충성해 대장부의
본분도 지킬 수 있는데

이렇게 좋은 일에
그 까짓 관습이 뭐 대수라 그래?

 

왜 이렇게 다그치는 거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내 딸이 자네를 진짜 좋아해

혼인하고 싶어서
저렇게 안달이잖아

자네는 사내 중의 사내 아닌가

설마 여자 눈에 눈물나게 하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니야

 

알았어요, 혼인하죠

 

 

이틀이면 변경에 도착할거요

 

긴장하지 말아요

 

그런데 변경에 가까워질수록
병사들도 안 보이고

천파부 소식도 뜸한 게 이상하오

- 무슨 일인지...
- 걱정하지 말아요

날 봐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모르세요?

 

팔현왕이 사령관으로
전쟁에 나가셨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전쟁 중이에요

폐하도 요나라가 장군님
두려워한다는 거 아실 거예요

아버님은 무사하실 거예요
걱정 말아요

하지만 폐하는 아버지와 요가
한 패로 생각하고 있잖소

걱정 마세요

변경에도 거의 다 왔으니
마음 편히 가져요

 

연랑, 아직 탈옥범
신분이라는 거 잊어선 안돼요

 

돌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많아요

나라가 위급한 상황이니

비록 죄인이지만 전쟁에 나가
싸워야 하는 게 도리요

맞아요, 언제까지
숨어 지낼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변경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점점 더 혼란해요

예전 일들 거의 다 잊었었는데

여기오니 다시 다 생각이 나요

 

전쟁 끝나면 다시
남방으로 돌아갑시다

 

오랫동안 부모님 못 만났잖아요

조금 있으면 뵐 수 있는데
기쁘지 않아요?

 

어언도 승상 어른 만나고 싶소?

 

아버지는 절 미워하세요
절 딸로 생각 안 하시겠지만

 

아버지 생각 자주 생각했었어요

어쨌든 제 아버지시잖아요

 

나랑 같이 뵈러 갑시다
평생 숨어 지낼 순 없잖소

오라버니 일로 저희를
절대 용서하지 않으실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방법이 있을 거요

 

음식 나왔습니다

 

많이 먹어요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어떻소, 좀 나아졌소?

 

이제 괜찮아요

 

너무 피곤해서
갑자기 쓰러졌나봐요

 

내일 남방으로 돌아갑시다

싫어요, 괜찮다니까요

감기가 심해졌잖소

이렇게 가다간 체내의 독이
다시 번질 수도 있단 말이오

안 돌아가요

 

정말 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잘 챙길게요

- 그렇지만...
- 걱정 말아요

연랑 마음은 벌써 변경에
가 있는 거 다 알아요

연랑 같은 인재가 산중에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선 안돼요

그건 제 남편답지 못해요,
제가 아는 연랑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제 걱정 말고 빨리 가세요

마음에 없는 말 하지마세요

 

이렇게 넓은 천하에

내가 갈 곳은 어디란 말인가

 

아주머니, 급하게 어딜 가세요
무슨 일 있나요?

아가씨, 모르나보군
요나라가 쳐들어 왔어요

 

부처되고 싶은 생각
꿈에도 없어요

난 태어날 때부터 악마였으니까

 

혼례복이에요

 

오늘 저녁이면 드디어
부부가 되는 군요

 

억지로 하는 것처럼 왜 그래요?
얼굴 좀 펴요

우린 역시 인연이 있나 봐요

 

이게 인연이요?

그럼요

 

우리 둘 다 정의롭고
무공을 좋아하잖아요

공자님이 전쟁에 나가면
저도 따라가서 가서 도울 게요

전쟁은 나라와 온 백성의
안녕과 생사가 달린 곳이요

장난치고 노는 데가 아니라고요

 

내가 나가는 게 싫으면
집에 있을 게요

집에서 맛있는 음식 해놓고
공자님 기다리죠 뭐

틀림없이 난
현모양처가 될 거에요

 

낭자

낭자는 예쁘고 똑똑하니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나 같은 모자란
놈을 선택한 거요?

 

왜냐면 제 인연이
공자님과 맞아 떨어졌으니까요

 

나가
소영, 얼른 못 나가니?

혼례식 하기 전에
얘기 좀 하는 건데 왜요

왜 그렇게 철이 없어
넌 신부잖아

혼례식 전에 신랑 얼굴 보면
재수 없다는 말도 몰라?

너 잘 되라고 시키는 거니까
말 들어, 나가 얼른

 

아침에 벌써 얼굴도 보고
얘기도 했는데 무슨 상관이에요?

나가라니까, 얼른 못 나가!

 

양연경, 잘 들어!

내 딸 속상하게 했다가는
뼈도 못 추릴 줄 알아

내가 안 죽여도 비사채 동지들이
가만두진 않을 테니까

새겨들어!

 

- 비사채 -

 

- 축하드려요
-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좋다, 좋아

 

두목님 항상 건강하시고
만수무강 하세요

 

무슨 헛소리야

생신도 아닌데
무슨 만수무강이야

괜찮아!
어쨌든 다 좋은 말인데

무슨 말이든 듣기 좋으면
그만이지 , 안 그래?

맞아요, 맞아요

 

- 예쁘다
- 그러게

 

혼례를 시작합니다
신랑 신부 하늘에 일배!

 

하늘에 일배!

 

좋아, 좋아

신랑 신부 부모님께 절!

 

- 빨리 해, 빨리
- 신랑 신부 맞절

 

신랑, 신부 맞절!

 

소영, 뭐하는 거야?
얼른 맞절해

 

나랑 혼인 하는 게
그렇게 싫어요?

내가 그렇게 형편없나요?

나도 혼인 안 해요

난 배운 것도 없고 무식해요

그런 내가 천파부 도련님하고
혼인을 하려고 했으니

말도 안 되는 얘기겠죠

그래도 이럴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오늘같이 경사스런 날
말 함부로 하지 마

나도 이런 쓸모없는
남편은 필요 없어요

 

자요, 그렇게 원하던 해독약
줄 테니 빨리 갖고 사라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소영

 

이제 혼사도 틀렸으니
널 살려둘 이유가 없지

 

혼인을 깬 건 나지
공자님이 아니잖아요

다들 날 위해
애쓸 필요 없어요

 

혼인할 뜻도 없는데

억지로 혼례복 입고
이런 짓 할 필요 없어요

이제 맘대로 해요
가고 싶으면 가요

 

좋소

 

잘했다, 잘했어

저런 놈한테 시집가봤자
마음고생만 할 뿐이라고

 

어디가?

 

양가 놈 죽이러 가려고?

나랑 같이 가자
나도 분풀이 좀 해야지

공자님 잘못 아니라니까
왜 꼭 죽이려고 그래요?

 

바람 좀 쐬고 올게요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이 빨간색 장식들 다 없애버려요

빨간색으로 된 건 다
꼴 보기 싫다고요, 싫어요!

 

그 놈 찾으러 가면서
아닌 척 하기는...

 

공자님!

 

공자님!

 

공자님!

 

- 공자님
- 소영 낭자요?

 

- 공자님, 거기 계세요?
- 여깄소

 

- 낭자
- 공자님, 움직이지 마세요

 

- 공자님, 버티셔야 해요
- 낭자, 손 놓으시오

 

싫어요, 못 놔요

 

공자님, 버티셔야 해요

 

낭자, 아무래도 힘들 것 같소

 

남편이 될 뻔한 사람인데
제가 꼭 구할 거예요

 

낭자, 미안하오

다음 생에 태어나면
꼭 낭자와 혼인하리다

안돼요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죽기 전 마지막 말이라
생각하고 들어줘요

내 말 진심이오, 믿어줘요

절대 안 놓을 거예요

 

공자님, 조금만 더 버티세요

 

어머니, 약 어딨어요?

저번에 뺏은 금고에
들어있던 그 약은요?

 

미쳤구나, 저 놈만 없어지면
제 정신 돌아올 줄 알았더니

얼마 되지도 않아서
또 데리고 들어와?

 

어머니, 빨리 와보세요
부상이 심하다고요

 

공자님

잘됐다, 고통 받게 하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죽여주마

 

안돼요, 안돼요

이 놈 죽이고 우리 모녀
예전처럼 조용히 사는 거야

공자님 죽이면
어머니와 인연을 끊겠어요

그래? 네가 그렇게 나오면
더 안 죽일 수가 없지

좋아요, 그럼
저부터 죽이세요

제가 죽으면 끝이잖아요
공자님 죽일 필요도 없고요

 

좋아
배짱 좋구나, 역시 넌 내 딸이야

어머니

 

공자님, 공자님

 

- 깨셨어요
- 그렇소

 

천천히요

 

- 낭자, 난...
- 아무 말 마세요

어제 얼마나 위험했는지 아세요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요

낭자 덕분이오
정말 고맙소

제가 뭘 했다고요
공자님 명이 긴 거죠

 

- 낭자, 내가 잘못했소
- 됐어요

벌써 다 잊었어요

언제든 가고 싶을 때 가세요

 

걸을 수 있나 봅시다

 

가시는 거예요?

 

할 말 남았소?

 

어제...

가세요

아무튼 위험한 데 많으니까
조심해서 가세요

몸조심하세요

 

알았소, 그럼 가겠소

 

배은망덕하기는... 떠날 줄
알았으면 구하지도 않았을 텐데

 

낭자

 

나랑 같이 갑시다

손이 왜 이러오?

 

- 아무것도 아니에요
- 나 구하려다 다친 거요?

 

어제..., 어제 공자님이...

다음 생에서 나랑
혼인하겠다는 말 진심이였어요?

진심이오

하지만 안 죽었잖아요

 

그럼 이번 생에서
아내로 맞으면 되잖소

 

아무리 헤매도 결국 제자리구나

 

그것만 입어도 따뜻하겠소?

따뜻해요

 

연랑, 얼굴이 너무 가려워요

- 풍진 아닌지 좀 봐줘요
- 아무렇지 않소

속이는 거 다 알아요

내 말 못 믿겠으면

저기 저 객잔에 가서 어언이
직접 거울 보면 되잖소

 

- 이봐요
- 손님, 어서오세요

 

어언, 먼저 들어가서 쉬어요

 

연랑...

어언, 어언!
어언

 

주인장, 부근에 의원이 어딨소?

손님, 여긴 외딴 곳이라 저기
마을까지 가야 있을 거예요

 

계시오!

 

의원, 급한 환자가 있소
나랑 같이 갑시다

- 전쟁이 나서 고향에 가야하오
- 의원, 사람 좀 살려주시오

- 하지만...
- 얼른 가자고요

 

좀 어떻소?

감기가 심해 푹 쉬셔야합니다

우린 먼 길을 가야 하오
오늘 밤 떠나야 한다고요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아가씨는 몸이 너무 약해
먼 길을 가실 수 없어요

하지만 꼭 가야하오

여기 남아서 얼마간은
푹 쉬어야 나을 수 있어요

여기 혼자 남겨 둘 수 없소

계속 피로가 쌓이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 보세요

 

깼소?

 

의원이 다녀갔어요

 

찬바람 쐐서 그런 거라고
걱정 안 해도 된다하오

약 먹으면 나을 거라 하오

 

거짓말 하지 마세요

 

거짓말 아니오, 진짜요

연랑이 제 곁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걱정 말아요, 금방 좋아질 거요

 

연랑, 이제 떠나요

 

의원이 푹 쉬라고 했소

괜찮아요

빨리 변경으로 돌아가야죠

 

가, 가, 저리 가라고
빨리 안 가!

또 오기만 해봐라
가만 안 둘 테니까, 어서 못 가!

 

- 얘야!
- 네, 주인님

여기서 문 좀 지켜
거지들 얼씬도 못 하게 해

 

손님, 죄송합니다
많이 드세요

주인장

 

이 돈 줄 테니 밖에 애들한테
만두 좀 갖다 주시오

손님 마음은 아는데요
그럴 수가 없어요

전쟁 때문에 북쪽 사람들이
다 이리로 내려오고 있거든요

여기서 공짜로 먹을 걸
나눠줬다는 게 소문이라도 나면

이리로 다 몰려들 텐데
그랬다간 장사 못합니다

손님, 죄송해요

 

송이 요한테 자꾸 진다하니
걱정일 뿐입니다

 

양가 소식, 들은 것 좀 있소?

재산을 몰수당하고 나서

폐하가 참수령을
내릴 거라는 소문은 무성한데

조정에 장군을 돕는 세력이 많아
아직 형이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언제까지 미뤄지진 않겠지요

어쨌든 참수를 당해야
끝나는 일 아니겠습니까?

 

하루 종일 성문에서 기다렸는데
공자님은 오지 않으셨어요

 

무슨 일이 생겼나보오

아닐 거예요, 사정이 생겨서
좀 늦어지는 거겠죠

걱정 마세요, 제가 계속 성문을
지키라고 사람을 보냈어요

금방 소식이 올 거예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소
내가 찾으러 가야겠소

절대 안돼요

경비가 얼마나 삼엄한대요
저도 쉽게 안 들여보내준 다고요

조금만 더 참으세요
밝혀질 날이 꼭 올 거예요

 

넷째 형!

제발 무사히 돌아와

 

전하를 기다리게 하다니...
무례를 범했습니다

- 용서하십시요
- 별 말씀을요

갑자기 저희 집에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송의 군사가 비호곡에서 요에게
격파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소

곧 요군이 남하해
변경으로 쳐들어 올 것이오

 

설마 했는데
결국 일이 이 지경에 이르다니...

 

제 아들이 요절만 하지 않았어도
송을 위해 싸우러 나갔을 텐데...

승상,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개인의 명예가 뭐가 중요하겠소

내가 오늘 온 건 승상이 조정을
위해 큰일을 해주었으면 해서요

무슨 말씀이신지...

나와 폐하를 찾아뵙고

양 장군을 전쟁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청을 드려봅시다

 

전쟁 중에 한, 두 번 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지금 송 군사의 사령관이
팔현왕 아니십니까

팔현왕의 공적은 시왕도
아시지 않습니까

적을 현혹시키기 위해
일부러 져 준 걸 수도 있으니

전하,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승상, 백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나라가 흥하는 법이오

승상은 백성의 통곡소리가
들리지도 않소?

아니면 일부러
못 들은 척 하는 거요

 

대송의 인재가
양가 뿐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죄인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며

민심을 호도해 폐하를 위협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사옵니다

전하께서는 어찌 대송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군심이 동요했는데 어떻게
요를 격파한단 말이요

좋습니다

그럼 제가 폐하께 양가를
당장 참수하라 청을 드려

민심을 안정시키라 말씀드리지요

 

저리가! 여기서 뭐하는 거야

저리 꺼져, 빨리

 

넌 왜 꾸물거리고 있느냐?

 

양가 분들은 무사하신가요?

폐하의 명이
언제쯤 떨어지는지요

알아서 뭐하려고?

 

천파부 하녀였나 보군

 

폐하가 마음이 넓으셔서
내보내 줬으면 그만이지

왜 다시 와서
쓸데없이 참견이냐

아마 곧 참수를 내리라는
어명이 떨어질 거다

그러니까 어서 돌아가

 

양가는 충성스런 분들이에요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요

사실 잘 계시나 들어가서
뵙고 싶어서 온 거예요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

궁밖에 백성들이 모여든다는
소문이 들리더구나

폐하께 양 장군을 전쟁에
나가게 해달라고 비는 거지

양가를 위해 뭐라도 하고 싶으면
너도 가서 폐하께 부탁해보든지

여기서 같이
죽는 거 보다 낫잖아

 

어쨌든 빨리 가

 

이러는 게 소용이 있을까?

괜히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니야?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요가 변경을 쳐들어오면
어차피 죽은 목숨이라고

여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폐하 마음을 돌려야 해

양가를 전쟁터에 보내야 한다고

요가 변경으로 쳐들어오면
닥치는 대로 죽일 텐데

그 때 되면 살려달라고
빌어도 소용없을 거라고

맞아, 여기서 죽을 때까지
폐하가 나오시길 기다리자고

오늘 아니면 내일
내일도 아니면 모레

계속 기다리면 언젠가는
나오실 거 아니야

맞아, 맞아
꼭 나오실 거야

 

짐이 상의할 게 있어서
승상을 입궁하라 했소

소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폐하, 혹시 양가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요

짐의 마음을 아는 건
승상뿐이오

백성들이 상서를 올려
짐에게 양 장군을 복권시켜

송을 위해 싸우게 해달라고
아우성이요

어찌하면 좋겠소

 

폐하
아주 간단한 일이옵니다

양가의 죄는 확실한 증거가 있고
요가 배후에 양가를 조종해

조정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계략인 것이 확실한데

배반자를 복권시킨다는 것은
송의 안위를 헤치는 일이옵니다

허나 지금 송의
패전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군심이
동요를 일으킬 수 있사옵니다

신중히 판단하셔야 합니다

사기를 진작시킬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만...

그게 무엇이오?

당장 양가를
참수시키십시오